중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살며시 미소를 띄는 국가가 두 군데 있다.
 
바로 ‘러시아’‘몽골’.
 
러시아 타스 통신은 러시아가 이미 지난 달(2020년 12월)에 중국에 러시아의 석탄을 판매하려고 중국의 해운회사와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 시장에 사하 공화국 유연 탄광인 엘긴스키 탄전의 석탄을 수입하는 역할을 하는 회사이며 상하이에 설립될 예정이다. 이를 추진 중인 러시아의 ‘엘가우골’은 대 중국 석탄 공급 물량을 연간 5천만 톤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참고로 엘가우골의 2020년 대중국 수출량은 100만 톤에 불과하다.
 
러시아의 또 다른 석탄 업체인 메첼(Mechel)도 중국으로의 석탄 수출을 늘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글로벌 타임즈(Global Times)가 인용한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2019년에 호주에서 7천 5백만 톤의 석탄을 수입했으며 이는 2018년과 비슷한 수치이다. 러시아의 ‘엘가우골’ 이 공급 물량을 5천만 톤까지 늘리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는데 그동안 이에 대한 수혜는 몽골이 입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몽골은 지난 8월에 코로나 확산에 따른 양국 간 무역 및 경제 협력 강화를 목표로 한 ‘그린 채널(green channel)’을 출범했다. 중국과 호주와의 분쟁 때문에 9월에는 몽골이 대 중국 석탄 수출국 1위로 부상하게 되었다. 작년 7월만 해도 몽골의 국경 폐쇄로 인해서 대 중국 호주산 석탄 수출이 한때 몽골을 추월했었는데 중국과 호주의 싸움이 몽골에게는 어부지리(漁父之利)로 작용한 것이다.
 
앞으로 호주와 중국의 정치적인 관계가 어떤 식으로 변화할 지 모르지만, 중국에서도 장기적으로 한 국가에 과도한 의존을 피하려는 의지가 있기 때문에 러시아와 몽골 양국에게 이익이 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지난 11월부터 몽골에서 코로나 유행이 본격화되면서 중국과 몽골 국경에서 중국이 엄격한 검역을 시행하고 있는 것이 석탄 수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출발한 택배를 몽골에서 받는 것이 예정보다 늦어진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방역 정책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몽골과 중국 정부 간에 국경에서의 방역 정책이나 절차에 대한 협의를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언론에 보도된 중국 관계자의 진술에 의하면 러시아 석탄은 호주산이 가진 품질과 가격과 비슷하다고 한다. 반면 몽골산 석탄의 경우 질은 다소 떨어지는데 비용은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는 중국이 석탄 수입 1위를 달리던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면서 도시 내 전력 부족 사태를 맞고 있다고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대형 빌딩과 아파트에서 엘레베이터가 멈춰서 20 ~ 30층을 걸어서 오르내린다는 소식이 들린다. 추워도 난방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도시도 있다. 러시아와 몽골에서 석탄 부족량을 커버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중국의 전력 부족 현상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참고)

  1. https://www.hellenicshippingnews.com/chinese-traders-increasing-coal-imports-from-russia-mongolia/
  2. https://www.nsenergybusiness.com/news/mechel-elga-coal-project-sale/
  3.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12/21/2020122101522.html
  4. https://www.emerics.org:446/issueDetail.es?brdctsNo=309991&mid=a10200000000&systemcode=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