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일 잘한다고 평가 받던 몽골 총리, Khurelsukh(후렐수흐)가 코로나 19와 관련한 조치에 대한 시위를 이유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산부인과에서 코로나 확진을 받은 임산부를 전염병 센터로 옮기기로 한 결정과 옮기는 과정에서 나타난 처우 문제들로 국민들의 원성이 높아진 것에 대한 발빠른 정치적 대응이었다.
 
그를 이어서 1월 27일에는 Oyun-Erdene(오윤 에르데네)가 87.9 퍼센트의 지지율로 의회에서 총리직을 승인 받았다. 전 총리가 신임하던 40살의 젊은 내각관방장관이 총리직을 이어 받은 것이다.
 
오윤 에르데네 총리가 현재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코로나 19 예방 접종을 가속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유 톨고이’ 광산을 둘러싼 ‘몽골 – 리오틴토’ 재협상에 대해서는 지지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코로나 19 상황이 정리되면 ‘디지털 개발부(Digital Development ministry)’를 설립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확실한 포인트 세 가지를 똘똘하게 짚었다. ‘코로나 백신(전염병), 오유 톨고이(광산), 디지털 개발부(미래 정책)’ . 모두 몽골의 미래를 쥐고 있는 키워드다.
 
오윤 에르데네는 올해 마흔 살로 1990년 민주화 개혁 운동에 참여하지 않은 세대이며, 정치보다는 정책 수립과 관련된 교육 과정을 밟았던 사람이다. 지방(헨티 아이막)에서 성장하고 하버드에서 ‘공공 정책 분야’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대부터 ‘월드비전(World Vision)’과 오랜 동안 일을 했는데 미국에서 공부하게 된 것은 아마도 이러한 경험이 토대가 된 것으로 보인다. 하버드 석사를 마치고 동료들과 ‘아시아 스티드 정책 연구소’를 세운 뒤 몽골만의 독특한 개발 모델을 만드는데 연구해왔다고 한다. 2016년에는 국회의원으로 선출되었다.
 
총리직을 맡기 전에는 ‘Vision 2050(이하, 비전 2050)’이라는 몽골의 장기 발전 전략 수립에 헌신한 바 있다. 비전 2050은 몽골의 잠재력을 강화하기 위한 좋은 거버넌스, 시민 기반 정부 서비스 및 경제 정책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솔루션 기반의 통합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내용을 살펴보면 구체적인 실행 방안보다는 분야별, 산업별 발전 목표치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통합 전략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아쉬운 면도 있다.
 
어쨌든 비전 2050에 따라서 구현된 성공 사례 중 하나는 E-mongolia의 출시를 들 수 있다. 몽골의 전자정부 모델인 ‘E-mongolia’는 정부 관련 민원의 100%를 온라인으로 하고 있는 에스토니아 모델을 도입한 것이라고 한다.
 
효율성이 높고 편리한, 그래서 많은 나라들이 온라인 민원 시스템을 구축해서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현 총리가 오래 전부터 부패를 없애고 싶어하던 정치 철학과도 맞아 떨어지는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원래 젊은이들은 공정한 시스템을 선호하지 부패한 네트워크를 선호하지 않는다.
 
비전 2050 전략 수립에 참여한 전력이 있는 이번 총리가 내각을 이끌어 간다는 점에서 ‘계획된 정책의 실행 가능성’을 상당히 높여주고 있다. 오히려 총리가 전자정부 시스템에 대해서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 흥미롭게 보는 시각도 있다. 기존 정부에서 보여주던 ‘낮은 정책 실행력’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몽골의 미래를 고민하고 정책 실행력이 높은 젊은 총리. 기득권 세력의 꼭두각시로 끝나고 말 것인가 아니면 진정한 변화를 이뤄내고 몽골을 발전시키는데 공헌할 것인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