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여행도 캠핑이 대세
 
몽골에서도 이제 ‘캠핑(Camping)’은 핫한 키워드다. 작년 여름과는 또 다르게 5월이 지나면서 온/오프라인 쇼핑몰에서 캠핑용품을 기획상품으로 구성하는 경우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SNS에서도 캠핑용품을 파는 포스팅이나 광고도 자주 등장했다. 울란바토르 톨강을 지나갈때면 뜨거운 햇살을 피하려 쳐놓은 텐트가 눈에 종종 띈다. 내국인들에게도 인기있는 ‘테를지’야 말할 것도 없고.
 
2020년 외국인 손님을 기대했으나 코로나 때문에 운영을 중지하여 우울한 게르 캠프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물론 테를지나 홉스골 같은 곳은 국내 관광객이 꽤 많다. 고비쪽 캠프는 많이 닫았다.)
 
이마트부터 나란톨 시장까지 여러 곳을 돌면서 간단한 시장조사를 했다. 우리는 이미 한국에서 가성비에 초점을 맞춘 물품들을 주문한 상태였지만 몽골의 캠핑시장이 궁금하기도해서 여러 곳을 둘러보았다. 간단하게 내린 결론, 텐트나 침낭 등 수입 브랜드의 경우에 가격이 아주 비싼 편이며 아주 저렴한 물건은 가격은 싸지만 품질이 좋지 않아보였다. 한국사람이 보기에 가성비 좋은 아이템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캠핑용품들이 구비되어 판매가 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물건 구하기 쉽지 않은 몽골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모습으로 보여진다. 
 
(울란바토르 이마트 – 캠핑용품 기획전)
 
위 사진에서 하단의 텐트는 프랑스 브랜드이다. 한국에서 비슷한 사이즈와 기능을 하는 텐트에 비해서 상당히 비싸다. 차라리 돈을 더 들여 한국에서 잘 나가는 브랜드 텐트를 구매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야 뭐 철저하게 가성비와 편리성을 중요시한 텐트를 저렴하게 구매했지만. ㅎㅎ 
 
우리 여행팀의 경우에는 한국에서 실용적이지만 저렴한 캠핑용품을 다량으로 주문했다. 텐트, 침낭, 램프, 간이테이블과 의자, 야삽, 등등 필요할 것만 같은 용품은 다 주문했다. “이런거 주문하셨어요?”라고 물으신다면 “그거 있어요.”라는 대답을 할 자신이 있다. 팀원 중에는 ‘효자손’을 가져온 이도 있었으니 다른 물건은 말하지 않아도…(그분 20대 입니다.) 
 
한국에서 주문한 물건 찾는 날
 
애초에 늦어도 7월 초에 떠나기로 했던 우리의 계획은 업무상 딜레이되는 바람에 7월 20일경으로 미루고 한국에서 주문한 짐을 기다렸다. 아슬아슬하게 주문을 하고 배로 운송되는 짐이다 보니 상황에 따라서는 출발 예정일보다 짐이 늦게 올 수 있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며칠 전에 받아볼 수 있었는데 마냥 배송을 기다리기 싫어서 배송을 의뢰한 MK에 직접 찾아갔다. 
 
MK물류센터는 기존 공항 근처에 있어서 내가 거주하는 곳에서 꽤 가깝다. 슈퍼도 같이 하기 때문에 한국식품이 필요할 때 자주 들렀던 곳이다. 워낙에 짐을 많이 주문했기 때문에 창고에서 찾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동그란 물건은 텐트다. 던지기만 하면 알아서 펴진다는 텐트로 간편함을 우선시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한 제품이다. 그 외에도 이런저런 물품을 주문하다보니 박스가 꽤 많다. 물건 찾는데만 10분 걸린 것 같다. 계산을 하러간 팀원은 총 무게가 100kg가 나왔는데 이렇게까지 나올리가 없어 보인다면서 다시 확인을 요청했다. 
 
마침 입구에 대형 디지털 저울이 있어서 박스를 하나하나 올리기 시작했다. 40, 50, 60….100kg. ㅋㅋㅋㅋ 1kg오차도 없이 정확히 100kg가 나온다. 무게가 100kg가 나올 정도로 주문한것도 놀라웠지만 이 모든 짐을 차에 실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정말 왠만한건 다 주문했다.) 
 
 
음….ㅋㅋㅋ 다시봐도 어처구니가 없는 양의 짐이다. 이 중에서 어떤 것을 차량 상단으로 올릴 수 있을지 고민을 계속 해봤다. 
 
 
트렁크가 모자라 뒷자석도 꽉 채워봤다. 
 
 
트렁크문이나 닫힐까 싶을 정도로 구겨넣어봤다. 중요한 건 아직 개인짐을 실은 것도 아니고 뒷자석에는 2명이 더 타야하는 숙제가 남아있다. 멘붕이다. 나머지 팀원들에게 개인짐을 넣을 공간은 없다고 사진을 보내주면서 넌지시 개인짐을 최대한 줄이라는 암묵적인 메시지를 줬다. (사람이 탈 자리도 없다. ㅋㅋ)
 
난 원래 캐리어를 하나 가져가려고 계획했으나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렸다. 내 개인적인 짐싸는 스타일은 ‘언제 쓸지 몰라서’ 이것저것 가져가는 스타일인데 이번 여행짐은 어쩔 수 없이 경량화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아,,,,역시 성인 4명이 캠핑가는데 차 한대는 무리인가. 하지만 우리에게는 다른 선택이 없다. 
 
어라? 근데 아파트 주차장에서 언박싱을 해보는데 간이 테이블이 하나 밖에 없다. 분명 2개를 주문했는데. MK와 다시 얘기를 해보는데 수취인 이름에 판매자 이름이 적혀있는 바람에 착오로 한 세트가 오지 않은 것이다. 이런…그럼 테이블 세트는 하나 밖에 못 가져가겠네. 대체 쿠팡 판매자는 왜 ‘받는사람’에 본인 이름을 적은겨?
 
그러나, 반전! 실제 여행을 하면서 오지 않은 테이블 세트가 만들어낸 빈 공간이 얼마나 감사하던지. 인생은 새옹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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