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나담연휴(나담축제)는 7월 11일부터 15일까지. 7월 9일부터 시내 곳곳에 차량 정체가 시작되었다. 아침 일찍부터 사람과 짐을 가득 싣고 각자의 목적지로 향하는 자동차들이 좁은 도로를 꽉꽉 메운다. 상황에 따라서 짧게는 5일부터 길게는 7 ~ 8일까지 연휴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고향을 방문하는 이들도 많다. 따라서 쇼핑몰이나 슈퍼마켓에는 닫았던 지갑을 여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유통업계에서는 그야말로 제대로 된 명절 특수이다. 
 
작년 같으면 몽골 국립경기장에서 열렸을 나담축제 개막식이 ’13세기 컴플렉스(13세기 단지? 마을?)’라는 곳에서 치러졌다. 몽골 대통령의 축사와 전통공연으로 시작되는 나담축제가 이번에는 TV와 온라인에서만 방영되었다. 그 몹쓸 전염병 때문에 관중 없이 오픈된 장소에서 축제를 치르기로 정부에서 이미 결정했기 때문이다. 나담축제의 행사는 몽골의 공영방송인 ‘MNB’에서 시청할 수 있다. 
 
(MNB 경마 경기 방송 중)
 
잠시 나담축제가 어떤 축제인지 얘기해보자면, 몽골 유목민의 전통과 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축제로써 나담축제의 핵심 포인트는 씨름, 활쏘기, 경마로 이루어진 3가지 경기다. 
 
씨름은 국민 스포츠라고 할 만큼 국가 행사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종목이다. 청동기 시대에 그려진 암각화에 등장하는 역사가 오래된 스포츠이며, 몇년 전에 한국에서 방영된 예능 프로에서도 씨름을 보여준 바 있어서 그 독특함은 이미 많은 한국인들도 알고 있는 셈이다. 빨간색이나 파란색으로 된 상, 하의와 전통 신발을 신고 경기를 펼친다. 우리나라 씨름과는 다르게 경기장 바닥이 모래일 필요는 없다. 그래서 실내 경기장에서 하기도 하고 그냥 맨땅이 있는 초원에서 경기를 하기도 한다. 
 
(출처 – 나담공식 사이트)
 
활쏘기도 인기 있는 종목이다. 현대 양궁과는 사용되는 장비나 규칙이 많이 다르다. 화살의 촉은 뭉뚝하여 남자 75미터, 여자 65미터 거리에서 과녁을 맞추기만 하면 된다. 
 
(출처 – www.david baxendale.com)
 
경마는 축제의 하이라이트라고 불릴 수 있는 종목이다. 6세 ~ 13세 남녀 아이들이 경기에 참여한다. 빠른 경주를 위해서는 몸무게가 가벼운 아이들이 말을 타야 한다는 말이 있다. 너무 어린아이들이 경주마를 몰다 보니, 시대가 변하면서 아동 인권과 관련한 비판도 나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MNB – 경기실황)
 
스포츠 게임에 관중이 빠진다는 것은 앙꼬없는 찐빵과도 같다. 본 축제를 위해서 몇 개월 준비해온 선수들 입장에서는 다소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관중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스포츠 팬들도 올해는 아예 포기하고 고향으로 또는 가까운 테를지로 이번 연휴를 즐기기로 마음먹은 것 같다. 덕분에 울란바토르 시내 도로는 차 없는 거리가 되어버렸다.
 
코로나 때문이지만 축제를 TV 화면으로만 즐긴다는 것은 축제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로 재미없는 일이다. 화면으로만 즐기는 ‘나담축제’는 올해가 마지막이길. 
 
아래 영상은 로봇 관중으로 대체한 일본의 야구 경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