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고 선호하는 코스는 바로 몽골 남부 고비사막 코스이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광활한 사막과 낙타, 그리고 쏟아지는 별을 바라보며 낭만을 느끼고자 하는 젊은 여행객들이 주로 고비사막을 찾는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히 염두해야 할 점은 몽골은 매우 큰 나라이고 우리나라 국내여행처럼 차량으로 두어시간 이동한다고 바로 사막에 도착할 수 있는 스케일이 아니다. 논스톱으로 이동을 죽어라 해도 사막에 도착하려면 최소 2일의 기간이 필요하다.

(지도 하단 노란색 지역이 남부 고비사막지역이다)

이번 몽골남부여행 – 고비사막코스 편에서 여행일정과 여행지소개, 그리고 주의사항 및 여행팁 등에 대해 소개하려고 한다.

1. 고비사막코스 여행기간은 어느정도가 좋을까요?

– 고비사막 기본여행코스는 5박 6일이고 줄이면 4박5일도 가능은 하지만 여행지 중 한군데를 제외해야한다. 개인적으로 최소 5박6일에서 일주일 이상 여행기간을 잡고 준비하는것을 추천한다. 물론 항공스케쥴이 있는 날은 제외한 실투어일 기준이다.

2. 고비사막지역 여행에 좋은 시기는 언제인가요?

–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여행극성수기인 7-8월에 여행일정을 잡는데 이 시기에는 관광객들이 몰리는 시기이기 때문에 여행지에 도착하면 매우 혼잡하고 사람이 많아 사진찍기에도 좋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숙소 문제인데 고비지역은 물이 매우 부족한 곳이고 캠프들은 수도관이 연결되있는 것이 아니라 큰 물통을 가지고 가까운 마을에서 공급받아 오기 때문에 숙소에 관광객들이 많을 경우 씻거나 사용할 물이 부족해지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물론 유목민게스트게르나 비박을 하는 경우라면 상관없는 문제이다.

– 고비사막지역을 여러차례 다니면서 느낀 적절한 여행시기는 5월 중순 이후에서 6월 말이다. 4월이나 5월 초도 여행은 가능하다. 개인적으로는 4월말 5월초 여행을 선호한다. 그 이유는 날씨가 덥지 않아 트랙킹을 하기 좋고 관광객들이 거의 없어 여행지나 숙소에서의 여러가지 활동에 대한 제약이 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봄철 모래폭풍이 다른 시기에 비해 잦고 영업하는 게르캠프(여행자캠프)의 수도 많지 않고 운영을 하더라도 샤워장 이용이 힘들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 

여행코스 중 필수적으로 가는 지역인 열리암의 얼음골을 보려면 6월 중순 전에 가는것이 좋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4계절 내내 녹지 않는 얼음골로 유명한 열리암의 얼음이 7월 이후에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3. 여행지소개 (대표 5곳)

– 고비사막지역 여행지는 여러곳이 있지만 가장 대표적으로 많이 가는 여행지이자 코스를 나열하자면 박가즈린촐로/차강소브락/열리암/홍고르엘스/바양작 이 있고 평균 5박6일이 일정으로 여행을 한다.

(일주일동안 4계절을 다 경험할 수 있는 5월말 고비여행영상)
 

1) 박가즈린촐로

울란바타르에서 남부로 약 250km 떨어져있는 박가즈린촐로는 돈드고비아이막(주) 델게르척트솜(마을)에 있다. ‘작은 지역의 바위들’이라는 뜻과는 다르게 바위들이 넓게 있는데 몽골기준에서는 작은 지역일수도 있겠다.

해발 1768m, 10~15km로 큰 암석, 바위들이 펼쳐져 있는 이 곳은 스무가지가 넘는 약초들과 아이백스, 몽골가젤 등 다양한 야생동물들이 서식한다.

이 넓은 지역 중 관전포인트로 지정된 곳에는 바위 중간에 ‘초이르’라는 파괴된 사원이 있다. 이 곳은 과거 이 지역 약초들을 연구하던 승려들이 살았다고 하는데 몽골이 공산화가 되는 과정에서 수 많은 사원이 파괴되고 승려들이 죽임을 당했는데 이 곳 또한 몽골의 아픈 근현대사의 흔적이 남아있다.

– 여행팁 및 주의사항

박가즈린촐로 지역은 고비여행지 중에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이 비교적 많은편이다. 낮에는 더워도 밤에는 기온이 많이 떨어져 추운 곳이므로 방한용품을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박가즈린촐로 주변에는 ‘하뜨가이(ХАЛГАЙ)’라는 식물이 많은데 생긴건 쑥갓같이 생겼다. 이 식물은 독이 있진 않지만 닿거나 스치면 살이 매우 쓰라리고 짧으면 2-3일, 길면 일주일 정도 불편한 느낌이 든다. 그러므로 풀 주변으로는 되도록 가까이 가지 않고 긴 바지를 입고 트랙킹을 하는 것이 좋다.

(하뜨가이는 대머리예방에 좋다고 알려져 시중에 하뜨가이 추출물로 만든 샴푸나 비누를 구하기 쉽다.) 

혹시라도 심하게 쓸려서 참을 수 없는 경우 몽골에서 쓰는 민간요법이 있긴 하다. 바로 쓸린 부위에 소변을 바르는 것이다. 필자는 해본적이 없어서 효과가 어떤지 잘 모르지만 몽골인들 말에 의하면 효과가 꽤 좋다고 한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인 사람들은 샤워할때 한번 시도해길 바란다.

 

2) 차강소브락

울란바타르에서 남쪽으로 약 480km 떨어져있는 차강소브락은 ‘하얀불탑’이라는 뜻을 가진 아름다운 지형이다. 높이 60미터, 넓이 400미터의 이 지역은 과거 바다였던 곳으로 오랜세월 풍화, 침식 등의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내륙 중의 내륙지역인 이 곳이 과거에는 바다였다니 상상할 수 없지만 더 남부로 내려가면 과거 거대 공룡들의 뼈와 화석들이 발견되는것 보면 과거에는 이 곳이 사막지역이 아니었다는것 만큼은 짐작할 수 있다.

– 여행팁 및 주의사항

차강소브락 트랙킹을 할 때 절벽 아래로 내려가는 경우가 많은데 보기와는 달리 암석으로 된 절벽이 아니라 매우 고운 흙이 쌓인 절벽이라 세게 만지거나 딛으면 무너지므로 오르고 내릴때 엉덩빵아를 찧을 수 있으니 주의하자. 그리고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이 오르고 내리기 때문에 다니는 곳이 많이 망가지게 된다. 훼손이 덜 될 수 있도록 가능한 관광객들이 다니는 곳으로만 다니도록 하자. 앞에 언급하였듯이 이 절벽은 바위나 암석이 아닌 고운 흙으로 된 곳이므로 무리하게 절벽 끝으로 가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차강소브락의 뷰는 일출, 일몰때 광경이 대낮보다 훨씬 훌륭하다. 성수기에 여행을 가게된 경우 일몰때는 관광객들이 많으니 시원하고 사람이 적은 일출 시간에 맞춰 가면 훨씬 자유롭게 사진촬영과 트랙킹을 즐길 수 있다.

 

3) 열리암

열리암은 원래 조류보호구역으로 특히 ‘열(맹금류조류)’이라는 새를 관찰하는 곳이었다. 열리암의 뜻 또한 ‘열의 골짜기’라는 뜻이다. 열리암은 몽골지역에서 가장 더운 지역인 우문고비아이막(남고비주)에 위치했으나 지형적 특징때문에 여름에도 서늘하여 4계절 내내 녹지 않는다는 얼음골로 관광객들에게 알려졌으나 지구온난화현상에 의해 6월 말이 지나면 골짜기의 얼음이 다 녹아 볼 수가 없다. 열리암의 얼음골을 보려면 6월 중순 전에는 방문하는 것이 좋다.



– 여행팁 및 주의사항

고비여행코스 중 승마체험이 가능한 유일한 곳이 바로 열리암이다. 혹 일정이 넉넉하여 마지막날이나 첫날 테를지 여행에서 승마체험이 가능한 경우라면 상관없지만 짧은 일정으로 고비여행만 하는 여행객들의 경우, 승마를 꼭 하고 싶다면 열리암에서의 승마체험을 놓치지 말자. 이 곳 말고 승마체험의 기회가 있는 여행자라면 이곳에서의 승마를 구지 권하지는 않는다. 승마로 이동을 하게되면 트랙킹 시간에 제한이 생기고 원하는 장소에서의 자유로운 사진촬영이 힘들기 때문이다.

열리암은 4계절 내내 녹지않는 얼음이 있었을 정도로 여름에도 서늘한 곳이다. 입구쪽은 더울 수 있지만 안쪽으로 점점 들어갈수록 쌀쌀하다 못해 추워진다. 트랙킹 시작 전 좀 덥더라도 가디간이나 바람막이 정도는 들고가는 것을 권한다.

 

4) 홍고르엘스

고비사막 여행의 종착지와 같은 곳이다. 한국의 많은 여행객들이 이 곳에 오기위해 고비사막 여행코스를 선택하는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고르엘스는 ‘노래하는 모래언덕’이라는 뜻으로 높이 300미터, 폭 12km, 길이는 100km에 달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광활하고 넓은 사막은 아니고 매마르고 건조한 지역에 높고 긴 모래언덕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노래하는 모래언덕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모래언덕에 올라가면 바람과 모래가 만나 나는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혹 체력이 강한 편이라면 언덕에 오를 때 썰매도 같이 들고 가서 내려올때는 썰매를 타고 내려와도 좋다.

 
홍고르엘스에서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엑티비티는 ‘낙타타기’이다. 중동지역의 단봉낙타와 다른 쌍봉낙타는 몽골을 비롯한 중앙아시아에만 있는 낙타라고 하니 쌍봉낙타 시승은 꼭 해볼만한 체험이다. 하지만 고소공포가 있거나 동물의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낙타가 생각보다 키가 크고 냄새가 좀 심한 편이니 이 점은 염두하는 것이 좋다.
 
– 여행팁 및 주의사항
고비지역은 눈이 쌓여있는 계절이 아니면 모래폭풍이 재난수준으로 부는 경우가 많다. 바람이 잔잔한 날에도 홍고르엘스 위에는 모래바람이 끊임없이 불기 때문에 혹 렌즈를 착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날 만큼은 꼭 안경을 착용할것을 권고한다. 
 
홍고르엘스를 오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또 한가지 팁을 제시하자면 정상에서 보는 석양이 매우 아름답다는 것이다. 이 곳에서의 석양을 보고자 하는 여행객들이 굉장히 많아 사진을 찍기에는 좀 편치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좋은점은 자연의 아름다운 감흥을 주변의 사람들과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다들 석양 시간에 맞춰 힘들게 올라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왠지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역경을 함께 이겨낸 동지처럼 느껴지는지 다른 여행지와는 다르게 괜히 친밀도가 높아지게 된다.
만약 타인과 감흥을 나누기 보다는 조용하게 감상을 하길 원한다면 차강소브락과 마찬가지로 일출시간에 맞춰 올라가는 방법도 있다. 필자는 이곳에서 일출, 석양 둘다 경험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일출때가 더 좋았다. 가장 큰 이유는 올라가는데 덜 더웠기 때문이다.
 
홍고르엘스에 오르는 시간이 일반인 기준으로 2시간 정도 걸리니 일출/일몰시간 2시간 전부터 오를것을 추천한다. 만약 체력이 매우 좋은 경우라면 1시간 또는 3-40분만에 오를 수 있으니 개인 컨디션에 따라 오르는 시간을 잘 계산하면 된다.
체력을 떠나 확실한 한가지는 겨우 300미터밖에 안되는 이 모래언덕을 오르는데 생각보다 엄청나게 힘들다. 중간 중간에 굉장히 목이 마를 수 있으니 작은 물이라도 꼭 들고 갈 것을 권한다.
 
새벽에 오를 경우 모래바닥이 굉장히 차가우니 꼭 신발을 신고 올라가는 것을 추천한다. 저녁에 오를때도 중간중간 뾰족한 나뭇가지들이 있으니 조심하는 것이 좋다.
 
 
5) 바양작
바양작의 뜻은 ‘작(관목의 일종,Saxaul)이 풍부한 곳’이라는 뜻이고 이 지역을 조사 발굴하러 온 서양학자들이 해질녘 절벽의 색이 붉게 보이는 것을 보고 ‘불타는 절벽’같다 라고 하여 ‘Flaming Cliffs’라고 불리기도 한다.
바양작은 공룡뼈와 공룡알 화석 등 고대생물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는 곳이고 과거 몽골자연사박물관(현재 훈누몰이라는 쇼핑몰 1층에 전시관이 옮겨짐)에 전시되었던 공룡들이 바양작을 포함한 남고비지역에서 발견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아래는 ‘작’이라는 관목의 모습이고 바양작 근처에 작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나무가 부족한 고비지역에서는 불을 피우거나 난로에 불을 지필때 작을 많이 사용한다.

– 여행팁 및 주의사항

바양작의 절벽도 차강소브락과 마찬가지로 부드러운 흙으로 되어있다. 그래서 잘 무너지므로 추락으로부터 조심하자. 그리고 바양작의 또 다른 이름인 ‘불타는 절벽’을 보려면 일몰시간에 맞춰 가는것이 좋다. 일몰때와 그렇지 않은 시간때의 절벽의 모습은 굉장히 다르다. 그러므로 바양작을 가는 여행객들에게는 꼭 꼭! 일몰시간 전에 가서 아름다운 석양과 절벽을 보는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코몽양의 컬렉션/고비에서 온 내 새끼들)

그리고 몽골여행자들이 낙타인형 기념품에 대해 굉장히 많이 물어보는데 이 곳의 기념품가게에서 낙타인형을 구입할 수 있다. 보통 사이즈 기준 가격은 비수기때에는 1만투그릭 내외 흥정이 가능하나 성수기에는 1만5천투그릭 정도 한다. 물론 많이 구입하면 흥정이 가능하다.

 

4. 여행코스 순서(일반적으로 가는 코스)

– 5박6일의 경우

1) 박가즈린촐로1-차강소브락2-열리암3-홍고르엘스4-바양작5-울란바타르6

2) 차강소브락1-열리암2-홍고르엘스3-바양작4-박가즈린촐로5-울란바타르6

– 4박5일의 경우

1) 차강소브락1-열리암2-홍고르엘스3-바양작4-울란바타르5 (박가즈린촐로 생략)

2) 차강소브락1-열리암2-홍고르엘스3-박가즈린촐로4-울란바타르5 (바양작 생략)

– 6박7일의 경우

1) 박가즈린촐로1-차강소브락2-열리암3-홍고르엘스4-바양작5-울란바타르6-테를지7

2) 차강소브락1-열리암2-홍고르엘스3-바양작4-박가즈린촐로5-울란바타르6-테를지7

3) 박가즈린촐로1-차강소브락2-열리암3-홍고르엘스 2박-바양작6-울란바타르7

 

5. 샤워가 안되는 숙소만 이용할 때 샤워가 가능한 지역 + 장보기가능한 큰 마트 소재지

1) 차강소브락 가기 전 ‘만달고비시’ 가격은 2천투그릭~3천투그릭 / 대형 체인은 없지만 큰 마트들이 많다.

2) 열리암 가기 전 ‘달란자드가드시’ 가격은 2천투그릭~3천투그릭 / ‘너민마트’ 라는 큰 체인이 있다.

이것으로 몽골남부 고비사막코스에 대한 설명을 마치도록 하겠다. 궁금한 사항은 댓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