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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치에 다다른 울란바토르 전력망, ‘2시간 순환 단전’의 경고

by 연금술사 2026/01/28

지금 울란바토르의 정전은 단순한 수급 불균형을 넘어, 물리적인 ‘기계의 비명’으로 이어지고 있다. 영하 30도의 혹한 속에서 150만 시민의 일상을 지탱하던 발전소들이 부품 결함과 노후화라는 한계에 직면했다. 매일 반복되는 2시간의 순환 단전은 도시 전체의 마비를 막기 위해 전력 계통의 숨통을 강제로 끊어놓는 처절한 응급처치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이번 겨울의 구원투수였던 부룰주트(Buuruljuut) 신규 발전소의 조기 결함이다. 최근 보고된 바에 따르면, 부룰주트는 단순한 추위 때문이 아니라 핵심 공정인 ‘석탄 분쇄기(Crusher)’와 ‘공급기(Feeder)’ 계통의 부품들이 극저온에 파손되거나 얼어붙으며 가동률이 40% 이하로 급락했다.

영하 30도 이하에서 석탄이 바위처럼 딱딱하게 얼어붙자 이를 으깨야 할 분쇄기가 과부하로 멈춰 섰고, 연료 공급 라인이 물리적으로 막혀버린 것이다. 현재 30명 이상의 기술진이 투입되어 수작업으로 얼어붙은 석탄을 떼어내고 있지만, 설계 단계에서 몽골의 극단적인 동절기 기후에 대한 ‘부품 신뢰성’ 검증이 부족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도시 공급량의 중추인 제4 열병합발전소의 상황은 더욱 처절하다. 이미 8번 보일러가 파손되면서 순식간에 100MW 이상의 전력이 증발했다. 비어버린 전력을 메우기 위해 남은 설비들을 ‘제로 마진’ 상태, 즉 기계적 한계치까지 밀어붙여 풀가동하다 보니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정전은 도시의 환경 지표마저 뒤흔들고 있다. 대기오염 개선을 위해 장려했던 전기 난방이 전력 부족으로 무용지물이 되자, 시민들은 생존을 위해 다시 석탄 난로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이는 수년간 투입된 대기질 개선 예산의 효과를 반감시킬 뿐만 아니라, 정전 시간대에 집중되는 매연으로 인해 도시 전체의 호흡기 건강을 위협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현재의 위기는 일시적인 한파 때문만은 아니다. 급격한 도시 확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전력망 투자와 특정 국가에 편중된 에너지 수입 구조가 결합된 결과다. 단기적으로는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전력을 확보해 급한 불을 꺼야 하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노후 발전소의 현대화와 송전망 확충 없이는 매년 겨울마다 ‘순환 단전’이라는 불확실성에 시민의 일상을 맡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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