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Altansukh E)

열악한 의료환경을 이유로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이전부터 국경을 봉쇄해버린 몽골정부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펴왔다. 학교나 극장 등 사람이 다수 모일 수 있는 장소의 폐쇄정책은 일찌감치 적용해서 일부 시민들의 원망을 사기도 했지만, 전염병의 공포 때문인지 대다수의 시민들은 정부의 정책을 지지해왔다.
 
첫번째 감염자가 프랑스에서 입국한 프랑스인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몽골인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는데, 한인사회에서는 첫번째 환자가 ‘한국인’이 아닌 것에 안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와 더불어 공공장소에서 외국인을 타겟으로 시비가 일어난 경우가 있어서 몽골에 체류 중인 한국인들은 몸을 사렸다. 
 
지난 3월경에는 필자가 자주 들리는 슈퍼에서 ‘혹시 최근 한국에서 들어왔냐’는 질문을 들었다. 작년부터 체류 중이라고 했더니 안심하는 눈치였다. 기분이 좀 묘했지만 이해가 전혀 안되는 부분은 아니다. 
 
악명높은 교통체증으로 유명한 울란바토르에 차들이 한동안 사라졌었다. 어딜가도 금방 도착하는 편리함이 있었다. 그러나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정부의 필연적인 노력 때문에 ‘관광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관광업계와 관련있는 한인 여행사나 식당, 마사지샵 등도 사업에 영향을 받았다. 몽골에 사업체가 있지만 국경폐쇄로 입국하지 못한 사업가들은 발만 동동 굴렸다.
 
몇달이 지나자 영업금지로 파산지경에 이른 몽골 경제인들은 몽골경제인협회나 몽골상공회의소 등을 앞세워 여러번 정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정부에서는 타협안으로 여러가지 조건을 달아 영업을 할 수 있는 사업분야를 점진적으로 확대해주었다. 엄격한 방역정책으로 지역감염이 생기지 않은 것과 몽골 총선이 끝난 것이 정책변화의 주요 판단 근거로 볼 수 있겠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여름을 맞이하고 예전처럼 일상생활을 하게 되면서 거리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차츰 늘어났다. 그동안 집에서만 답답하게 지내던 사람들이 거리로 나오고 관광명소인 ‘테를지’나 ‘홉스골’로 몰렸다. 예상보다 국내 관광이 활성화되면서 리조트나 게르 캠프 등의 관광시설도 내국인을 끌기 위한 마케팅으로 눈을 돌렸다. 
 
그렇다고 관광업에 피해가 없는 것은 아니다. 소식에 의하면 올해 고비 쪽 리조트, 게르캠프는 80%이상이 휴업을 했다고 한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여행사 중에는 업종을 바꾼 곳들도 있다. 2018년 기준으로 관광업의 GDP 기여율이 4.3%를 기록했는데 올해 이 부분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몽골의 수출주도형 사업분야는 자원이나 목축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자원수출은 전세계적인 ‘코로나 팬데믹’을 감안하더라도 타격이 예상보다 덜 했다. 대부분이 대 중국수출인데다가 정부에서 전략적으로 일찍이 수출을 위한 국경출입을 허용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한 모양이다. (물론 1분기 수출은 40%감소했다.)
 
다만 외국인의 입국제한에 따라서 4년 연속 늘고 있던 외국인 직접투자의 감소는 불가피하다. 민족주의 정서가 강한 몽골에서 외국인을 최대한 받지 않으려는 정책을 만들어가는 경향이 있는 것도 부차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많은 부분의 정부예산을 해외에서 원조받은 금액으로 꾸려가고 있는 것도 몽골정부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이를 개선하려면 투자받은 자금으로 산업분야의 그릇을 키워가는 작업을 해야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여전히 시내 곳곳에 지어지는 ‘기념동상’ 제작으로 발생하는 예산낭비에 대한 비판은 시민들 사이에서 단골 소재다.  
 
경제의 회복 및 발전을 위해서는 이번에 다시 정권을 잡은 인민당에서 몽골 장기적 경제발전을 위한 전략과 실천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 ‘특별기’로 몽골로 귀국하고자 하는 자국민들에게 뇌물을 받아 명단을 작성해 티켓을 팔았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고, 이 사건에 ‘국가비상대책위원회’의 인사도 연루되었다는 뉴스기사를 보자니 가슴이 답답해온다.
 
#몽골경제 #코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