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그나마 가장 비슷한 환경을 가졌다는 ‘화성’을 정복하기 위한 지구인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엘론 머스크는 2050년까지 화성으로 100만명을 보낼 수 있다고 언급했고 그의 계획을 스페이스 엑스(Space X)를 통해서 하나하나 실현해가는 중에 있다. 화성에 완전한 국가를 건설한다는 야심찬 계획은 많은 비판도 받고 있지만, 발사비용까지 혁신적으로 낮춘 그의 천재성은 화성정복에 대한 인간의 상상력에 불을 지펴주고 있다. 
 
한편 몽골에는 MARS-V(마스 브이)라는 프로젝트가 있다. 지난 2019년 2월에 시작된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국제 우주 과학 기술 연구소’와 ‘우주비행사훈련 기지’를 만들고 개발지역인 ‘고비’를 우주를 테마로 한 관광도시로 키우는 것이다. 몽골 고비지역이 화성과 자연환경이 비슷하기 때문에 인프라를 갖춘다면 화성정복을 꿈꾸는 국가나 기업에서 고비지역에 자금을 투자해서 연구공간을 마련하지 않겠냐는 것이 주된 아이디어로 보인다. 
 
이상적인 화성탐사훈련이야 직접 화성에 가는 것이지만 지구에 최대한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서 실제 벌어질 일들을 훈련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출처 – MARS-V 웹사이트(타이틀이미지)
 
 
환경적인 매력은 결정적인 요인이 아니다 
 
그럼 실제 화성진출을 위해 노력 중인 국가의 리스트를 보자. 미국, 러시아, 인도, 중국, 유럽연합, 아랍에미리트 총 6곳이다. MARS-V의 잠재적인 고객이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들 국가에서 자국의 영토를 쓰지 않고 몽골에 투자해서 연구센터를 만들어서 활용할 곳이 있을까? 
 
필자의 생각에는 이들이 굳이 몽골에 와서 훈련기지를 만들어 활용할 국가가 없어 보인다. 아무리봐도 이들 나라에 어필할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MARS-V 프로젝트의 책임자는 세계 여러 기구와 협력 중이라고 얘기는 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나온 사항이 없다.  
 
미국은 유타주에 화성탐사연구기지(MDRS)를 운영한다. 2011년 설립된 화성탐사기지로 유타 사막에 온실, 기상, 거주 시설 등을 만들어 우주탐사에 필요한 기술을 연구하며 화성탐사 모의훈련을 진행한다. 참고로 김병만, 하지원 등이 출연해 일주일간 화상탐사훈련을 진행한 ‘갈릴레오 – 깨어난우주’는 유타에서 촬영된 것이다. 
 
미국의 화성탐사연구기지는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가까운 ‘하와이’에도 있다. 하와이 화산지대에 화성을 닮은 지역이 있어 선정되었다. 2018년에는 NASA 화성거주훈련 6기 탐사대장에 한석진 텍사스대 교수가 발탁된 바 있다.  
 
러시아의 경우 모스크바 근처 기지에서 훈련을 진행한다고 한다. 나머지 국가들도 다양한 자연환경에 넓은 영토를 가진 영토 강대국이다. 즉, 몽골이 ‘화성’과 비슷한 환경을 가진 지역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화성탐사 모의훈련을 하는 팀들의 시설규모가 엄청나게 큰 편인가? 그것도 아니다. 소수의 인원이 소규모 시설을 이용해서 묵묵히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무슨 바이오 약품 생산하는 공장을 유치하는 사업이 아니라는 얘기.다른 말로 하면 설사 유치한다고 해서 돈이 되는 사업이 아닐거라는 말이다.(관광부문은 좀 다르다.)   
 
출처 – MARS-V 웹사이트(조감도)
 
생태계 조성의 어려움
 
특정 산업의 클러스터를 조성하기까지는 국가적인 관심과 대규모 투자, 관련 산업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오랜 기간 필요하다. 또한 그 과정에서 산업 생태계가 긴밀하게 조성되어 산업에 필요한 물자나 인프라 등의 접근 편의성이 매우 높아야만 클러스터의 장점이 생기는 법이다. 
 
MARS-V 프로젝트의 ‘MARS-V 재단’은 자금조달과 집행을 맡고 있는데 프로젝트의 자금규모나 시드투자유치 등에 대한 내용은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프로젝트 홍보 웹사이트에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다양한 기업들의 로고가 나오는데 이것만으로는 프로젝트의 자금 규모를 알길이 없고 실제 이 기업들이 펀딩을 하는지도 모른다. 아무리 작은 스타트업도 1억이라도 시드머니를 투자받으면 보도자료를 쏟아내기 마련인데 고비를 갈아 엎어 우주관련사업을 하는 대형 프로젝트치고 너무 돈 얘기가 나오지 않는다. 
 
또 다른 MARS-V의 구성 단체인 MARSA(Mongolian Aerospace Research And Science Association)은 미국 나사를 모델로 하는 것으로 보이는 몽골 ‘우주연구과학단체’이다. 해당 단체의 페이스북에 들어가보면 ‘비정부 단체’로 소개가 되어 있다. 웹사이트나 페이스북 모두에도 해당 조직에서 연구 중인 프로젝트나 기술진, 연구시설에 대한 언급이나 홍보는 전혀 없다. 
 
오히려 MARS-V의 홍보 티셔츠를 비싼 값에 팔거나 어린이들 참여를 위한 SNS홍보 마케팅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언론 홍보에서도 프로젝트에 1원도 투자하지 않은 엘론 머스크의 이미지만 차용하고 있다.  
 
출처 – MARS-V 웹사이트
 
결론
 
한마디로 하자면 마케팅만 있지 실체가 없는 프로젝트처럼 보인다는 얘기다.(실체가 있다면 자료를 더 보여주세요). 차라리 정부가 직접 나서서 수천억을 투자해서 고비사막에 우주를 테마로 한 관광도시를 만든다고 하면 더욱 현실성이 있을 것이다. 
 
만약 지금의 활동들이 궁극적으로 정부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라면 정부에서 제대로 검토하고 투자해야할 것이다. 
 
필자는 몽골이 형제의 나라로써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사업 분야에 정부가 나서서 오랜 기간 지원, 육성해서 신성장 동력을 마련해서 실질적인 발전을 했으면 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단순히 몽골사람들이 하는 사업을 무작정 비판한다는 오해는 없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