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보고의 계절이 왔다. 매년 두번씩 찾아오는 이 녀석. 반갑지만은 않다. 내 앞자리에 앉은 회계담당자는 이 회계 보고라는 네 글자를 이유로 항상 책상에 앉아 있는다. 밥 먹는 시간 조차 아까워 밥을 먹으며 일하는 모습을 보면 짠하기도 하다. 오늘은 그런 이유로 몽골에서 회계 업무가 왜 이렇게 고된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다.

  1. 2대 명절, 2대 회계기간의 중복
    몽골 2대 명절이라고 하면 차강사르(2월)와 나담(7월)이다. 나담의 경우 연휴가 5일이어서 몽골의 Golden Week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그런데 이게 왠일. 연말회계보고는 차강사르 기점에 기한을 두고 있고, 반기회계보고는 나담(7/10-7/15) 다음 주인 7월 20일이 기한이다. 회계담당자는 쉬지 말고 일하라는 무언의 명령이 떨어지고 만다.
  2. 모두에게 평등하게, 부담을 주다
    이 회계보고는 1인 사업체여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그러나 이게 (다른 기사에 따르면) 최소 8개에서 많게는 40개의 보고서를 써야 하기에 여간 쉬운 일은 아니다. 만일 회계보고를 하지 않으면 400만 투그릭의 벌금이 징수되기 때문에 사업주는 울며 겨자먹기로라도 후딱 후딱 일을 처리해야 한다.
  3. 새로운 전자시스템, 새로운 에러
    회계 관련 법령이 바뀌면 이에 맞는 회계제출 e-시스템이 업데이트 되어야 한다. 올해도 딱 그런 상황인데, 결국 자잘한 에러가 수없이 발생하여 급기야 제출기한을 한달 연장하는 특단의 조치가 내려졌다. 얼른 내고 싶어도 낼 수 없는 웃픈 상황이 펼쳐졌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도 숫자와 씨름하는 회계담당자들이 한명의 전사처럼 보여, 나로써는 존경하는 눈빛을 감출 수가 없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보릿고개 넘듯 이 상황을 지혜롭게 헤쳐나가기를 바란다. 그리고 몽골 회계연도에도 이런 상황에 대한 재검토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