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몽골에 지역 감염이 생기자 몽골 당국에서는 아주 빠르게 지역 봉쇄를 시작했었다. 생필품을 살 수 있는 마트를 제외하고는 영업을 중지했어야만 했기 때문에 자영업자들과 관련 노동으로 생계를 꾸려가던 저소득층의 타격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 

격리 기간을 마친 트럭 운전사를 통해서 시작된 지역 감염이 한파로 얼어붙은 도시를 더욱 차갑게 만들었다. 감염 경로나 밀접 접촉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보건 당국의 일처리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지만, 군경을 동원한 도시 락다운이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는 데는 확실한 효과를 본 것으로 판단된다. 

봉쇄 조치 완화를 하루 앞둔 어제는 정부에서 공과금 납부(전기, 난방, 물, 쓰레기 처리)를 내년 7월 1일까지 면제해주기로 결정했다. 이는 경제적으로 피해를 받고 있는 시민들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오늘부터는 약간 완화된 통제 조치가 적용되면서 도시 내에서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해졌다. 집 앞 큰 도로를 달리는 차량이 예전 만큼은 아니지만 대폭 증가했다. 골목길에 바리케이트를 놓고 검문을 하며 추위에 떨던 경찰들도 모두 사라졌다. 추운 날씨에 고생이 많았으리라 생각한다. 

봉쇄 기간에 서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안티-락다운(anti-lockdown) 시위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통제를 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상당히 편했을 것이다. 하긴 시위도 날씨가 적당히 추워야지 영하 20도인 날씨에서 광장에 나간다면 몇 십분을 채 버티기기 쉽지 않을 것이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오늘 꼭 마트를 갈 것이 분명하다. 완화된 통제 내용에 따르면 맥주와 와인은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완화된 통제 정책이 언제 바뀔지 몰라 맥주를 박스로 공수하는 사람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봐도 통제 기간 이전에 소주를 박스로 쟁여 놓은 사람이 ‘진정한 승자’였다. 

락다운 기간에 사람들이 집에만 있다 보니 인터넷이 종종 끊기거나 느려졌다는 의견이 많았다. 아무래도 집에만 있으니 유튜브를 보거나 온라인 게임을 하는 사람이 더 많으니 인터넷이 버벅이는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통신사에서는 원래 수용 가능한 대역폭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인터넷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이다. 물론 통신사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하지만. 

최근에는 영업이 중지되거나 직장에서 언제 해고될 지 모르는 위험 때문에 부업을 하는 사람도 꽤 많아졌다.  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본인이 참여한 커뮤니티 내에서 물건을 파는 ‘리셀러’가 되었다. 방역과 관련된 마스크부터 본인 사업과 관련된 아이템까지 판매되는 종류도 다양하다. 확실히 전염병으로 인해서 온라인 판매가 빠르게 정착되고 있다.  

온라인 판매에 대해 사견을 보태자면 작년부터 ‘온라인 간편결제’ 업체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온라인 상거래를 위한 웹사이트나 앱에 결제 시스템을 붙이는 것이 다소 쉬워졌다. 동시에 구매자도 미리 돈을 지불하고 물건을 후에 받는 시스템에 적응하고 있다. 어느 나라든 전자상거래 도입 초창기에는 물건을 받는 동시에 현금을 지불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신뢰가 쌓이려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코로나는 이런 신뢰를 쌓는 시간을 필요에 의해서 대폭 줄여버린 것이고.

아무튼 언제 종료될 지 모르는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서 난 오늘 밖으로 나가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