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울란바토르 야르막에 있는 이민국에 다녀왔다. 이민국은 공항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서 몽골 시내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최소 반나절 일정이 되기 때문에 차가 비교적 덜 막히는 아침 일찍 다녀오는 것을 권한다. 

기존 비자가 2월에 만료되어 2월에 신청했었으나 업무 절차 상의 오류, 그리고 코로나 락다운 기간 등이 끼어 있는 바람에 계속 작업이 늦어졌다. 지난 수요일에 다시 한번 민원실에 전화를 해서 물어보니 아직 작업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직원들끼리 하는 얘기로는 이미 발급이 되었어야 하는데 왜 이렇게 늦어졌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곧 만들어 줄테니 금요일쯤 오라고 한다.  몽골에서의 행정은 이렇게 느리기도 하지만 갑자기 빨라지기도 한다. ㅎㅎ 

원래는 1년 만기로 발급하던 체류비자를 코로나 때문에 3개월씩 내주는 바람에 교민들이 불만이 많았다. 대형 호텔을 하는 사장님도 3개월만 받았다는 얘기를 듣고는 좀 어이가 없었다.  통상 서류 준비하고 재신청 하는데 한 달은 넉넉히 잡아야 하니, 비자를 발급 받아 1개월이 지나면 또 재신청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벌써 5월인데 내 비자도 3개월만 나오면 발급과 동시에 재신청을 해야하는 상황에 놓인다. 그러나 최근 대사관에서 이민국에 요청을 해서 1년 짜리로 받을 수 있게 한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그것에 영향을 받았는지 내 비자도 1년으로 나왔다. 이렇게 되면 비자 발급이 2달 늦어진 게 나에게는 오히려 ‘운수 좋은 일’이 되어 버렸다. 역시 인생은 새옹지마인가. 

이민국 민원실에 들어가니 못 보던 키오스크가 있다.

대충 봐서는 이민국 행정 비용을 은행 뿐만 아니라 키오스크에서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처럼 보인다. 키오스크는 영어는 물론 한국어도 지원한다.

민원실 입구 쪽에는 KGB택배로 서류 우편 서비스를 한다는 광고 배너도 있었다. 거주증 등의 서류를 다시 받아야 할 때 이민국을 방문하지 않고 미리 신청을 해 놓으면 직접 배달을 해주는 서비스이다. 도시 외곽에 있는 이민국의 위치를 고려하면 상당히 괜찮은 아이디어.   

디지털 정부를 지향하는 현 정부의 의도대로 행정 서비스들이 조금씩 개선되는 것은 아주 바람직하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