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이 많은 여행

필자가 모는 차량은 ‘해리어’라는 SUV 차량이다. 중형 SUV라고는 하지만 성인 4명이 한대로 이동을 해야 하고 또 캠핑을 할 예정이라서, 이 차는 일반 여행자에 비해 짐이 많은 우리에게는 작은 차가 되버린다. 음…아무리 생각해도 짐이 지나치게 많을 것 같다. 럭셔리 아이템은 없지만 ‘편한 캠핑’을 지향하다 보니 4 ~ 5인용 텐트를 각자 1개씩 사용할 예정이다. 눈치 보지 않고 대(大)자로 잘 수 있기 때문이다. 😄 던지면 펴지는 심플한 텐트를 주문했다. 
 
지난번 글에서는 스페어타이어를 추가 구매했다고 얘기했는데 이를 트렁크에 실으면 개인 짐 넣을 공간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타이어는 자동차 위로 올리기로 했다. 자동차 위에 적재하려면 고정틀이나 적재함이 필요하다. 타이어를 실으려면 일반 레저용으로 쓰는 박스로는 공간이 나오지 않을듯하여 덮개가 없는 것으로 알아 보기로 했다. 
 
지인의 지인으로부터 4번 발전소 근처에 있다는 차량 정비소, ‘베스트 오토 튜닝’을 추천 받았다. 직접 프레임을 짜주는 곳이란다. 오, 4번 발전소 근처. 그 근처는 많은 공장이 있는 산업단지로 뭔가 진짜배기 정비소가 있을 것도 같다. 
 
 
왜 숨어서 장사하지?
 
차량정비소로 가기 위해 산업 단지를 통과하는 길로 들어갔다. 멀리서만 보던 화력 발전소 굴뚝이 점점 가까워지면서 ‘오, 진짜 크긴 크구나.’라는 초딩 같은 감상을 털어놓으며 근처에 차량정비소가 나오길 기대했다. 하지만 구글 맵을 켜본 결과 몇 KM가 더 남은 것으로 나온다. 그럼 근처가 아닌데…
 
1구역에서 야르막으로 향하는 도로를 건너자 길이 하나 나온다. 같이 간 몽골 친구가 그 길이 맞다고 해서 들어가는데 점점 뭔가 삭막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길고양이 한 마리 보이지 않고, 고운 모래에서 올라온 텁텁한 먼지만 휘날린다. 이상하다는 기분이 느껴질 때쯤 자그마한 길 안내판이 보인다. 
 
“베스트 오토 튜닝” 그리고 “1km”.
 
안내한 길을 따라 왼쪽으로 돌아서니 좀 더 거친 오프로드가 나온다. 길 왼쪽으로는 밤마다 누군가 부지런히 와서 버린듯한 산업 폐기물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왔다 갔다 하는 차가 전혀 없어서 실제 사용되는 길이 맞긴 하는 건지 헷갈린다. 
 
그리고 다시 한번 표지판이 나온다. 
 
“베스트 오토 튜닝 – 우회전 – 몇백 미터” 
 
버려진 공장 같은 낡은 건물 부지의 담벼락을 왼쪽에 끼고 몇백 미터 더 달리자 공장 같은 건물이 하나 보인다. 
 
 
 
 
내가 상상한 소규모 정비소가 아니라 좀 크다. 주차장에는 수륙양용차 같은 차, 캠핑카로 튜닝한 대형 트럭들…기름때가 빠지지 않은 옷을 입고 렌치를 든 몽골 형님들이 무심한 듯 우리를 쳐다본다. 간지나는 튜닝과 차 좀 만져본 것 같은 사람들…영화 매드맥스를 연상케 한다. 
 
쫄지 않았다는 무심한 표정을 애써 지은 우리도 사무실 같아 보이는 건물로 향했다. 2층이다. 계단을 다 오르자 갑자기 모던하고 밝은 사무공간이 등장한다. 띠용! 반전의 연속이다. 
 
(‘매드맥스’의 한 장면)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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