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 필자는 올여름 어쩔 수 없이 몽골에만 체류하고 있는 이번 상황을 기회로 삼아 여행을 떠나려고 준비 중이다. 자주 가던 테를지를 시작으로 몽골의 남부와 중부, 북부까지 한 달여 기간 동안 돌아볼 예정이다.
 
비용도 절약하면서 생존스킬도 기르는 겸, 한국에서 주문한 텐트를 이용해서 캠핑 생활을 할 계획이다. 아무래도 고생을 사서하는 여행이 될 것 같다. 하지만 뭐 그렇다고 아무도 가지 않는 오지를 일부러 찾아가 ‘곰’을 직접 만나고 싶지는 않다. 혹자는 곰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고 하지만, 어차피 나 혼자 가는 건 아니니까.
 
총 4명이 뭉치기로 했다. 함께 캠핑을 가본 적은 없는 멤버들이다. 끄응…
 
 
 
나의 ‘캠핑력’을 소개할 것 같으면, 난 군대를 전역한 이후에 텐트에 자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원래 ‘등 따스운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서 어느 곳으로 여행을 가든지 숙소를 좀 따지는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다. 벌레라면 학을 떼고 추운 곳은 본능적으로 싫어해서 누가 나에게 ‘남극’여행을 공짜로 보내준다고 해도 사양할 사람이다. 그런 내가 몽골에 있는 것도 참 아이러니하다.
 
벌레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중국까지 이미 날아왔다는 그 무시무시한 ‘메뚜기떼’ 제발 몽골까지 안 오길 비나이다…🙏
 
몽골은 인프라 부족으로 그리고 넓은 땅덩어리에 비해 낮은 인구밀도 때문에 조심해야 할 것들이 있다. 특히 길이 좋지 않은 곳이 많아서 자동차 관련된 조언을 제일 많이 들었다. 사고가 나도 사람이 돌아다니는 지역이 아니면 구조를 요청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먼저 준비한 것이 추가 ‘스페어 타이어’다. 원래 스페어 타이어 하나가 차량 하부에 붙어 있는데 하나로는 모자를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때문에 추가로 하나를 더 구매했다. 다른 나라 여행할 때는 별 신경 안 쓰던 부분인데 이건 살아남기 위한 ‘추가 지출’이 되는 셈이다.
 
 (이곳을 아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 )
 
난 평생 이렇게 많은 타이어가 모여있는 것을 이날 처음 봤는데, 이곳은 타이어부터 각종 자동차 부품을 판매하는 큰 시장이다. 유명한 나란툴 시장 바로 옆에 있어서 찾아가는 것은 어렵지 않다. 사진에서 보이는 이 라인은 시장을 들어서면 보이는 첫 번째 라인이며 타이어와 휠을 다루는 컨테이너 매장들이 쭉 늘어서있다. 새것부터 헌것까지 모두 취급한다.
 
이곳은 함께 여행을 가는 친구와 아는 몽골 형님과 함께 들렀다. 날이 꽤 더웠는데 골목을 가로지르며 아이스크림을 파는 젊은 몽골 처자에게서 산 러시아 아이스크림으로 더위를 식혔다.
 
저렴한 가격에 중고 타이어와 휠을 맞췄다. 주차장까지 이어지는 길에서 88올림픽 굴렁쇠 굴리듯이 타이어를 몰고 가던 친구의 모습을 보고 웃음이 나왔다. 😄 가다가 거리가 반쯤 남았을 때, 며칠 전부터 허리가 아프다던 몽골 형님이 본인이 밀고 가겠다며 은근 날렵하게 타이어를 모는 것을 보니 이 말이 절로 나온다.
 
“허리 아프다더니…역시 몽골인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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