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몽골 사람들이 운전하면 말을 모는 것 같아.”
울란바토르 도심을 차를 타고 돌아다니다 보면, 몽골에 오래 거주한 사람들이 하는 이 말이 이해가 간다. ‘역시 몽골인은 거칠구나.’라고 생각하며 그들의 거친 운전 습관은 당연한 것처럼 이내 받아들이게 된다.
그런데 말을 거칠게 모는 기수의 눈치싸움이 난무하는 도로에 막상 내가 운전자로 나서게 되면 나도 기수가 되어야지, 그렇지 않고 얌전히 차를 몰다간 앞으로 나아가기조차 힘들다. 그리고 우리 한민족도 고구려 시절부터 말 좀 탄 민족이 아니던가?
몽골에서 보게 되는 일반적인 운전습관을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 웬만하면 깜빡이를 켜지 않는다. 그래서 항상 긴장해야 한다.
- 안전거리 미준수 – 뒤에서 오는 차가 내 꽁무니를 바짝 붙여서 따라오기 때문에 항상 뒤를 확인하고 다음 행동을 해야한다.
- 한 번에 2대 유턴하기(원래는 한 대만 할 수 있는 곳에서. ㅎㅎ)
- ‘나 먼저요’ 정신. 모두가 먼저 가려고 한다. 양보는 거의 없는 편이다. ‘매너 운전’만 고집하면 집에 못 간다. 다들 그렇게 하기 때문에 적정한 타이밍에 차량 앞머리를 들이대도 그냥 그러려니 한다.
이상한 교통신호
(@neonomadj)
교차로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아서 도는데 맞은편 차량도 좌회전을 동시에 받는 경우가 있다. 여기에 더해서 내가 가는 방향에 ‘횡단보도 신호’도 들어온다. 그럼 난 교차로 중간에 서서 기다리는 상황이 발생한다. 심지어 맞은 편에서 오는 차량이 직전 신호를 받았는데 난 좌회전을 해야만 한다. 참 사고나기 딱 좋은 상황이다.
이러한 몽골의 교통신호 체계는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을 제공하는 것으로 사실 살짝 손보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행히 요즘은 해당 부분을 고려해서 시스템을 변경한 신호등도 간혹 보인다. (특히 큰 사거리)
저 추월해도 되요?
우리나라 지방 국도처럼 편도 1차선인 도로를 타다 보면 부득이하게 중앙선을 넘어서 추월을 해야 할 일이 생긴다. 그런데 추월하기 전에 보조석에 앉은 사람에게 추월을 해도 되는지 물어보게 된다. 왜냐하면 몽골 내에 주로 들어오는 차량이 일본 우측핸들 차량인데 도로는 우리나라와 같은 방향이기 때문이다. 다들 적응이 되었는지 아니면 비용 때문인지 우측에 있는 핸들을 왼쪽으로 옮겨 달아주는 서비스도 없어 보인다.
그래서 중앙선 반대편에서 오는 차량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어서 보조석 앉은 이에게 꼭 물어보아야 한다. 혼자 운전하면서 무리하게 추월하다가 사고 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몽골에서는 중고차를 일본에서 주로 수입하는데 앞으로는 한국 차량도 많이 수입하면 좋을 것 같다. 요즘 한국 SUV도 꽤 잘 나오는 편인데.
신호등 대신 경찰
교차로에서 벌어지는 ‘꼬리물기’가 심각하다. 경찰이 중재하지 않으면 신호등 1 ~ 2번 놓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차량이 만성적으로 많은 교차로나 출퇴근 시간에는 교통경찰이 수신호로 교통을 제어하는데 이게 가끔은 두서가 없다 보니 신호등을 따라야 할지 경찰의 수신호를 따라야 할지 헷갈리는 때가 있다.
경찰도 사람인지라 4방향 100% 공평하게 시간을 주지는 못하기 때문에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 경찰을 향해서 클락션을 울리거나 창문을 열고 항의하는 운전자도 있다. 경찰도 흔히 있는 일로 치부하듯이 대부분 무시하지만 말이다.
아무튼 추운 한겨울에 고생하는 교통경찰을 보면 마음이 찡해진다.
진짜 몽골이나 동남아 같은데 가보면 우리나라는 운전하기 참 편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몽골에서 운전하다 한국가서 운전하면 너무 편안하더라고요. ㅎ
옛날에 홉스골 유목민한테 매일 한시간씩 3일 정도 따로 시간내서 승마강습(?)을 받았는데 말 고삐를 잡고 방향트는걸 가르치면서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운전하듯이! 이렇게 확! 확! 돌리면 되”
ㅋㅋㅋㅋ 그럼 정말 자동차와 말을 동일시 하는군요.
UB에서 운전하시는 분들 대단한 것 같아요. ㅋ
조심해서 운전해야겠네요. 여행 중 사고나면 아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