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에 APEC에서 주최한 G20개국 화상회의가 있었다. 이번 회의에서는 전세계가 코로나 때문에 받은 경제적 타격을 회복시켜야 한다는데 각국 정상들이 인식을 같이 했다. 더불어, 적정가의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의 공평한 보급이 이루어져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특이한 점은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코로나 19 검사 결과를 비롯한 건강증명서를 QR코드로 담아 국제적으로 표준화하여 구축하자는 제안을 했다는 것이다. 국경을 통과하는 이들의 건강정보와 이동경로를 국제적으로 정부간 공유하자는 얘기다. 공식적으로 사용자의 동의를 받아 위치정보 등을 기록하는 구글과 같은 기업과는 다르게 ‘중국’처럼 국가 차원에서 강제하자는 것과 같은 말이다.(모든 정부는 중국을 욕하면서도 부러워 할 것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지난 2월부터 시민들의 건강과 여행기록을 추적하기 위해서 QR코드를 활용해오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로 스캔했을 때 녹색은 건강한 상태, 노란색이나 빨간색은 격리를 해야함을 의미한다고 한다.
중국은 오래 전부터 QR코드에 데이터를 담아서 활용하는 부분에서 전세계 최고이다. 노점상의 물건 판매부터 과태료 납부까지 QR코드는 안 쓰여지는 곳이 없으며, 코로나 발생 이후로는 중국 전 국민의 이동경로나 건강정보를 담아 QR코드로 스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2020년 팬데믹을 계기로 중국은 ‘빅 브라더’ 시스템의 기반을 제대로 다진 셈이다.
QR코드와 더불어 중국이 국민 통제에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기술은 바로 안면인식기술(Facial Recognition Technology)이다. 중국 선전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무단횡단을 하게 된다면 횡단보도에 설치된 장치를 통해 안면인식을 하여 누구인지 바로 특정해내고, 수 초 후에 그 사람의 통장에서 과태료를 자동으로 인출해가는 시스템을 몇 년 전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앱을 설치하면 중국에서 개인정보를 탈취해간다며 ‘꼭 삭제해야 할 중국 앱’이라는 리스트까지 온라인에 돌았을정도로 중국은 개인정보확보에 혈안이 되어있다.
올해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다양한 음모론으로 입에 올랐는데 그 중 한 가지는 ‘빌 게이츠’가 UN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ID2020’이다. ID2020은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난민들의 개인정보, 위치정보, 금융정보 등을 블록체인 기술로 담아 난민 통제에 활용한다는 것이 주요 취지다.
최근에는 미국 내 노숙자들을 대상으로도 ID2020을 활용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UN산하 국가 시민들의 모든 정보를 담아서 통제하는 사회가 ID2020의 목표로 보인다는 것이 음모론자들의 주장이다.
빌 게이츠는 코로나 관련 Reddit(레딧,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진행한 질의응답에서 미국에도 ‘국가 추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다. 그의 최근 몇 년간의 행보가 ‘트래킹 시스템(Tracking System)’과 관련된 것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의심을 살만도 하다.
즉, 빅 브라더 시스템 구축은 ‘중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얘기. 우리나라도 클럽이나 노래방 방문자의 신원확인에 QR코드를 도입하면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중국이 전염병 통제와 관련하여 ‘빅 브라더’ 시스템의 효율성을 검증해내면서, 다른 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감시 시스템 적용에 대한 정치적 허들을 쉽게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코로나 이후의 세계가 ‘노골적인 감시사회’가 될 것이라는 사람들의 경고가 점점 설득력 있게 들린다.
또 다른 시대의 개막이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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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여행 재개 위해 국제 QR코드 도입하자” (https://www.etoday.co.kr/news/view/1965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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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들 “적정가의 코로나 치료제·백신 공평보급 역량 집중” (http://tbs.seoul.kr/news/newsView.do?typ_800=4&idx_800=3412692&seq_800=20405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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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시진핑 “글로벌 QR코드로 국제 여행 개방하자”…반대 측 “개인정보 침해” (https://www.bloter.net/archives/48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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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잡은 ‘QR코드 전체주의’…빅브라더가 되어가는 중국 [송재윤의 슬픈 중국]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06/20200606004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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