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닌동상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내려다 보고 있다.)

몽골 정부가 2018년에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허브 이노베이션 센터를 열었다. 석탄이나 구리 채굴 등 원자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몽골의 경제 구조는 변동성에 취약해서 지속 가능한 산업 기반으로서의 입지가 흔들린지 오래다. 따라서 제조업이 취약한 몽골의 IT 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사실 몽골의 IT 산업은 정부의 지원보다는 민간 부문의 노력으로 발전해 온 것이 사실이다. 주로 해외에 유학이나 취업을 경험한 IT 인력들이 고국으로 돌아와 창업하는 사례가 늘었고, 대기업에서도 IT 인력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실정이다. 글로벌 IT 기업들인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에서 경험을 했던 인재들이 IT 관련 인력풀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
 
이웃한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서는 열악하지만 통신 인프라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구축되어 있으며, 저렴한 전력 비용도 기업에게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2018년 말 기준으로 스마트폰의 보급률은 1인당 1.4대라고 하니 모바일 네트워크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몽골 초원의 이미지와는 아주 다르게 촘촘하게 망을 이루고 있다.
 
정부, 민간, 시장의 니즈가 일치하면서 몽골의 IT 산업의 발전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광고업계에서는 온라인 서비스나 앱 서비스를 다루는 기업이 큰 고객이 되었다.
 
QR코드를 이용한 결제 시스템이 시작된 것은 한국보다도 빠르다. 몽골 기업에서 출시한 ‘메신저 서비스’에서는 핀테크를 이용한 송금이나 결제가 사용된다.
 
성공적인 IPO(기업공개)를 마쳐 화제를 불러 모았던 랜드 엠엔(Lend.mn)은 온라인 대출 서비스로 인공지능 기반 시스템을 사용하여 대출 심사를 몇 분 안에 진행한다. 98%의 상환률을 자랑하는 성공적인 대출 시스템을 만들어낸 Lend.mn은 이미 다른 국가로 확장 중이다. 출시된 지 2년 만에 필리핀과 멕시코로 서비스 지역이 확대되었다.
 
IT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인력 양성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도 늘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가 몽골 현지 기업과 손잡고 올해 3월에 오픈하는 비지니스 센터는 전자상거래와 관련된 인력을 본격적으로 양성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개선 해야 될 점이 분명히 있다. 2018년 정부에 의해 개설된 허브 이노베이션 센터에서는 2020년이 된 지금도 특별히 성과라고 할만한 프로젝트가 없다. 정경유착이 심하고 부패지수가 높은 몽골에서는 아직 기술력보다는 인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스타트업에게는 큰 걸림돌이다.